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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F 2021]윤순진 "ESG가 규제? 그간 해야 할 일을 안 한 것"

입력시간 | 2021.05.17 05:00 | 장영은 기자 bluerain@edaily.co.kr
[인터뷰]윤순진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분과위원장
"환경문제 아닌 경제문제…수출 비중 큰 韓은 더 중요"
"방향과 목표 정해져…앞부분에서 속도 내야"
"사회 전체 참여 위해선 정책 변화 뒷받침돼야"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이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안 하면 성장을 못 한다고 봐야지요. 기업 입장에선 새로운 규제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그동안 해야 할 규제를 안 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다음달 23~24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제12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2007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에릭 매스킨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와 대담에 나서는 윤순진(사진)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지속가능사회분과위원장(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ESG 경영 가운데 환경(E) 분야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했다. “기후 위기는 우리의 생존을 좌우하는 상황으로 와 버렸고 이제 더 이상 환경 문제가 아닌 경제 문제가 됐다”는 것이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윤순진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지속가능사회분과위원장은 ESG 경영에서 특히 환경문제의 시급성과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흐름…선택의 여지 없는 ‘가야 할 길’

윤 위원장은 “2030년이 중요한데 10년밖에 남지 않았다. 갈 것인가 말 것인가는 논쟁의 문제가 아니다. 방향과 목표도 정해져 있다”며 “가는 속도와 방법이 문제인데 국제사회는 앞부분의 속도를 내야 한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5년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내로 묶자는 파리기후변화협정이 채택됐지만, 그로부터 5년이 흐른 지금도 지구 기온은 계속 오르고 있다. 이제 지구 온도 상승 억제 목표는 2도를 넘어 파리협정에서 더 노력하자던 1.5도가 됐다. 1.5도 온도 목표를 달성하려면 2030년까지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5% 줄이고, 2050년엔 탄소중립(넷제로)을 달성해야 한다.

그는 “기업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고 산업계의 움직임도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최근 RE100(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글로벌 캠페인)에 가입하는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고 부연했다. 2014년 말에 13개에 불과했던 전세계 RE100 가입 기업은 지난해 기준 284개까지 늘었고, 올해 들어서는 넉달만에 25개가 증가했다. 6년 동안 가입 기업 수가 연평균 35개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고무적인 성과다.

윤 위원장은 “기업들은 자신들이 재생 에너지를 쓰는 것에 그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협력업체에도 요구하고 있다”며 “더 이상 일부 기업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36~37%에 달한다”면서 “유럽연합(EU)과 미국이 탄소국경조정제도 도입을 공론화 한 상태에서 탄소 국경세 등 추가 비용 부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초 그린피스코리아의 의뢰로 한영회계법인에서 조사한 결과 2023년에 미국·중국·EU 등이 탄소 국경세를 도입할 경우 우리나라가 6100억원을 지불해야 한다고 하는데 더 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윤순진 위원장은 기후변화 위기가 더 이상 환경 문제가 아닌 경제 문제라며, 기업은 물론 사회 전체가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제도·정책 뒷받침돼야…소비자도 주권 행사해야”

윤 위원장은 기업은 물론 우리 사회 전체가 환경 문제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하는 한편, 실천해야 한다는 점도 역설했다. 특히 소비자가 올바른 소비를 통해서 기업의 ESG 경영을 추동할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우리는 시민으로서 정치적으로는 투표권을 갖지만 소비자로서도 시장에 화폐로 투표를 한다”며 “항상 투표용지를 들고 다니면서 구매를 통해 그 상품과 회사에 투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환경적으로 만든 상품과 고효율 제품, 투명한 경영을 하는 회사에 투표함으로써 소비자가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의 변화를 촉진하고 장려하기 위해 제도와 정책이 뒷받침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윤 위원장은 “무임승 차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 전체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선 제도와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전기 에너지 절약을 위해서 그 필요성만을 강조하는 것보단, 해외에 비해 낮은 수준인 국내 전기요금을 정상화하거나 재생에너지 생산에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윤 위원장은 “현재 우리나라에선 전기요금이 싸고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높아서, 기업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직접 구매계약을 맺을 수 있는 제도가 도입된 상황에서도 재생에너지 100% 달성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발전과 송배전에서 발생하는 사회환경비용을 제대로 반영하는 방향으로 전기요금이 정상화되고 재생에너지 이용 확대가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이 제고되고 입지 지역주민들이 경제적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해, 보다 많은 시민들이 재생에너지 전력 생산에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는 결국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윤 위원장의 판단이다. 그는 “국내 기업들이 재생 에너지 비중을 높이면서 비용 절감을 위해 해외에 공장을 짓는다”며 “이렇게 되면 우리한테는 일자리가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윤 위원장은 대안으로 농촌을 에너지 전환의 주체가 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농업은 기본적으로 대규모 토지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작물 농사와 전기 생산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라며 “농업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자체 충당하면서 남는 에너지는 도시에 수출해 수익성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순진 위원장은…△1967년 출생 △서울대 사회학과 △델라웨어대 도시문제와 공공정책학 석사·환경에너지정책학 박사 △2001년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교수 △2003년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에너지산업전문위원회 전문위원 △2003년 산업자원부 전력정책심의회 위원 △2006년 지속가능발전위원회 본위원 △2005년 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교수 △2007년 풀뿌리 시민단체 에너지전환 대표 △2012년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위원회 위원 △2017년 한국기후변화학회 부회장 △2018년 한국환경사회학회 회장 △2018년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이사장 △2020년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장 △2020년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지속가능사회분과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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