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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세대 위해 교육 개혁으로 본질적 가치 되찾아야”[ESF 2023]

입력시간 | 2023.06.20 09:01 | 이다원 기자 dani@edaily.co.kr
①나승일 서울대 산업인력개발학과 교수 인터뷰
교육, 미래의 힘 기르는 일…과감한 변화 필요
“현장과의 소통 통해 교육 본질 가치 회복” 당부도
대학·디지털 혁신 집중한 尹개혁 방향성 ‘긍정적’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교육의 본질은 나라의 미래를 주도할 인재를 기르는 것입니다. 정부가 지방대 경쟁력 강화, 디지털 혁신 등 교육 개혁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교육의 가치를 회복하고 진로까지 책임지는 확실한 전환이 필요합니다.”

나승일 서울대 산업인력개발학과 교수(전 교육부 차관)는 19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교육은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사람에 관한 문제인 만큼 시급성이 더 크다”며 교육 개혁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 교육 개혁 ‘최우선’…가치 회복 목표로 삼아야

나 교수는 “교육은 개인, 국가가 미래를 주도할 힘을 기르는 것”이라며 “인구 관점에서도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한 때이므로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힘을 줘서 말했다.

나승일 서울대 산업인력개발학과 교수가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교육 개혁은 노동·연금과 함께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다. 미래세대를 위한 기반을 단단히 다지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나 교수 역시 이번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 개혁의 성공을 바라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 교육이 본질적 가치를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생각하는 교육의 본질은 지식뿐만 아니라 자율과 규범을 학교에서 배우고, 학생 각각의 잠재력을 개발해 미래 사회의 주역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는 “지식뿐만 아니라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고 지내며 체득한 가치가 중요하다”며 “이런 가치들이 정책이나 교육 현장에서 되살아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래야 현 교육의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우리 교육 시스템의 고질적인 문제인 경직성, 획일성은 더욱 공고해졌다. 나 교수는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학교에 가고 출세하라는 이야기를 스스로도 들었고 부모가 된 이후에도 하지 않나”고 했다. 사회 자체가 교육의 진정한 가치를 잊어버렸다는 반성이다.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 역대 정부도 일제히 교육 개혁을 외쳤지만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나 교수는 이를 “교육 문제를 교육적 논리가 아닌 정치·경제적 논리로 해결하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더딘 것 같아도 교육적 논리로 문제를 해결해야 가치를 반영할 수 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했다.

교육 당국과 현장의 소통도 개혁을 성공으로 이끄는 열쇠다. 나 교수는 “교육 개혁을 하는 궁극적 목표에 대해 소통이 필요하다”며 적극적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개혁의 방향성 자체가 옳을지라도 교육 일선에 선 교사·교수진은 개혁의 목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현장의 반발과 갈등이 제기될 가능성도 높다. 목표와 가치를 충분히 안내하고 이를 현장에서 적용해야 비로소 혁신이 가능해진다.

사회문제로 대두한 ‘교권 추락’ 역시 소통 문제에서 발생했다. 교권을 유지하면서도 학생 인권을 보호할 수 있었을 테지만 현장과 정책 간의 충분한 소통이 이뤄지지 못해 불균형한 상황이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그는 “위에서는 중요하니까 (정책을) 하라고 하고, 아래에서는 이유를 모른 채 일단 도입만 하니 갈등 구조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교육 현장이 (개혁의) 목적이나 가치를 공유하지 못하면 그 무엇도 할 수 없다”고 했다.

특히 개혁을 앞둔 현 시점에서 나 교수는 교권 회복이 필수적이라고 봤다. 그는 “학생 인권을 보호하는 것은 지극히 중요하지만 이를 교권을 흔드는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며 교권 회복이 학교의 기능과 공교육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現정부 교육 개혁 방향성 옳다…대전환 기대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교육 개혁의 핵심은 △대학 개혁 △디지털 교육혁신 △국가책임 교육·돌봄 등 크게 세 가지다. 정부는 최근 고등교육(대학 교육) 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학 규제를 풀고 지방대학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지방분권형 대학 지원 체계 마련에 분주하다.

이데일리 전략포럼 교육 세션의 좌장을 맡은 나승일 교수가 교육개혁의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대표 사업으로는 비수도권 대학 중 30곳을 선정해 총 1000억원을 지원하는 ‘글로컬대학30’ 사업, 오는 2025년까지 2조원에 달하는 대학재정지원사업 예산과 대학 권한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이양하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라이즈) 마련 등이 준비됐다.

다만 현장에서는 이에 관한 다양한 우려가 제시됐다. 지원을 받지 못한 대학의 경쟁력이 약화하거나, 지자체가 대학에 새로운 규제를 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나 교수는 “사업 간 혼돈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해석했다. 중앙 정부가 관리하던 대학 관리·지원 사업을 일부 지자체로 넘겨 중앙과 지방이 함께 지역 생태계를 살리는 이원화 체계인 점을 놓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정부가 나서 대학 교육 현장에 개혁의 의미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지방대학이 지자체와 면밀히 소통하고 혁신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는 학생 미충원 사태를 겪고 있다. 그는 “지자체가 대학과 밀접하게 지역 현안을 풀고 나아가 생태계를 살릴 것으로 기대한다”며 대학이 가진 인적 네트워크와 지역 특화 산업의 가교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디지털 교육 혁신 역시 주요 개혁 분야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교육 분야의 디지털 혁신이 절실하다는 의식이 퍼졌다. 수업은 비대면이지만 교과서는 텍스트 기반이면서 각 학생의 수준을 파악하기 어려워졌다. 그러면서 학생들의 교육 격차도 심화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교육부는 우선 2025년까지 학생 각각의 수준에 맞는 교육을 제공하는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키로 했다. 나 교수는 이를 “변화에는 목적, 방향, 수단이 있다. 디지털 교과서는 크게 보면 (혁신을 위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AI 교과서를 활용하면 초·중등 학력 격차를 줄이고 나아가 교육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도 있다. 그는 “아이들은 그 숫자만큼 다양하다. 다양성은 중요한 교육적 가치이고 그 전제는 개인차를 수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초학력 문제도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다. 이미 실질적 기초학력 기준이 낮아진 상태인 만큼 각각의 속도에 맞게 기초학력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릴 기회다.

나 교수는 “교육부의 수장이 다소 늦게 취임했고 지난 4월 큰 골자를 잡은 것을 고려하면 아직 정책 자체를 평가하기엔 이른 듯 하다”며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교육의 본질을 고민한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인 만큼 과감한 제도 손질에 대한 기대감은 남아 있다. 대학 규제 손질, 지역 주도 대학 양성 등이 대표적이다.

나 교수는 “지금은 교육의 근본적 전환이 필요한 중요한 타이밍”이라며 “개혁을 통해 학교를 왜 다니는지, 교육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강조하는 기회가 오길 바란다”고 했다.

사회 전체의 행복을 위해 교육이 개혁해야 할 때다. 나 교수는 오는 21~22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인구절벽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로’에서 교육 세션 좌장을 맡아 미래의 교육에 대한 논의를 이끈다. 그는 “학생들이 지금 학교에 다닐 때 행복해야 내일도 행복하고 미래도 행복해진다”며 “지금은 교육 개혁을 통해 가치 회복에 나서야 하는 때”라고 말했다.

■나승일 서울대 교수는

△1962년 충청남도 부여 출생 △서울대 농산업교육 학사 △서울대 교육학 석사 △오하이오주립대 산업교육학 박사 △前 교육부 차관 △前 국민의힘 20대 대통령선거 정책본부 교육정책분과장 △現 서울대 산업인력개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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