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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제로.’ 시력이 미치는 범위가 ‘제로’라는 뜻입니다.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을 말합니다. 제대로 내다볼 수 없으니 선뜻 나서기도, 과감하게 되돌리기도 어렵습니다. 최근 급박하게 돌아가는 세상이 그렇습니다. 멀고 험난한 북한 비핵화의 길이 그렇고, 세계경제를 벼랑 끝으로 몰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이 그렇습니다.

분명한 것은 어느 한쪽에서도 우리는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겁니다. 잠시도 한눈을 팔 수 없는 정치외교,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지는 불안정한 경제. 한반도는 세계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걸린 이 거대한 소용돌이의 양끝에 놓여 있습니다.

말 그대로 안갯속입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보이지 않는다고 길이 없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제10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이 이제 그 숨은 길을 찾으려 합니다. 희뿌연 오늘을 거둬내고 ‘혼돈과 위기를 넘어서’ 한반도의 내일을 열어보려 합니다.

이 의미 있는 자리에서 세계의 정치·외교·경제를 주도하는 정상급 리더와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댑니다. 생각을 듣고 의견을 내고 지혜를 모으고 해법을 고민할 겁니다. 명쾌한 연설, 혜안이 돋보이는 대담은 물론, 갈수록 고차방정식이 돼 가는 한반도 문제를 풀기 위한 난상토론도 마다하지 않을 겁니다.

2010년 첫발을 뗀 ‘이데일리 전략포럼’이 올해로 10주년입니다. 10년 전 우리는 ‘G20체제, 한국의 미래전략’이란 주제로 국내외 최고 전략가가 모여 성역 없는 토론을 벌였습니다. 이후론 거칠 게 없었습니다. 글로벌 경제질서의 규칙을 점검하고, 지속가능한 자본주의의 조건을 따졌습니다. 100년을 내다보는 기업가정신을 살폈으며, 디지털 신세계가 만든 ‘4차산업혁명’을 내다봤습니다.

지난 10년의 변화상 역시 ‘제10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 온전히 담아내려 합니다. 세상이 바꾸는 방향, 세상을 만드는 혁신, 세상이 기대하는 비전을 끊임없이 고민하겠다는 의지입니다. 다시 10년, 또 20년을 위해 우리가 이번에 출발하는 지점은 ‘한반도’입니다. 그 이정표를 만들어가는 현장에 함께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