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말

“인구문제는 그 어떤 사회 문제보다 더 심각하다.”

스웨덴의 정치경제학자 군나르 뮈르달(1974년 노벨경제학상)과 사회학자 알바 뮈르달(1982년 노벨평화상) 부부가 1934년 공동 집필한 책 머리에 쓴 말입니다. 거의 한 세기 전에 쓰인 저서 ‘인구문제의 위기’는 오늘날 스웨덴이 ‘보육 천국’이란 사회 보장 제도를 갖추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 손에는 커피, 한 손으로 유모차를 끄는 ‘라테 파파’의 탄생은 스웨덴의 여러 세대와 사회·정부 전체가 노력해온 산물인 것입니다.

이는 현재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2021년 0.81명, 2022년 0.78명, 2023년 0.72명으로 감소를 거듭했습니다. 지난해 0.75명으로 9년 만에 반등했지만 여전히 세계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지난해 말에는 65살 이상 노인이 인구의 20%가 넘는 초고령사회로 들어섰습니다. 한때 폭발적 인구 증가가 걱정거리였던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전속력으로 늙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경북 북부지역 산불은 지방 고령층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산불로 인한 피해자와 진화대원 모두 고령층으로 초고령사회와 인구소멸이 빚은 참극인 셈입니다.

올해로 16회를 맞는 대한민국 대표 지식 콘퍼런스 ‘이데일리 전략포럼’이 2023년, 2024년에 이어 올해도 인구문제를 화두로 던지는 이유입니다.

앞선 두 행사에서 ‘인구 절벽’ 문제와 ‘인구 위기’를 키워드로 내세웠다면 올해는 눈앞에 닥친 ‘노인을 위한 나라’에 대한 보다 현실적인 고민과 과제를 진단하려 합니다. 역삼각형 구조의 현재의 인구 위기를 기회로 바꿀 해법 또한 모색하고자 합니다. 행사 둘째 날 열리는 ‘이데일리-페리 스페셜 심포지엄’에는 정책평가연구원은 물론 미국 3대 싱크탱크로 통하는 브루킹스 연구소, 어반 인스티튜트, MDRC가 동시에 참여해 심도 있는 토론과 한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할 것입니다. 또한 ‘인구문제 해법제시’ 청년 아이디어 및 정책 제안 공모전을 통해 선발된 국내외 청년들의 살아있는 지식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는 이번 전략포럼을 통해 인구 위기 해법의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 동시에 인구 담론의 대전환을 이끌며 더욱 참신한 혁신 방안을 찾는데 기여하겠습니다.

이데일리 회장